4박 5일 제주 여행 짤막하게 요약

1. 회사일 때문에 날짜를 확정짓기가 애매한 상황. 결국 비행 하루전날 상황이 벌어졌으나 별 일 없을 것이라 생각하고 일단 휴가를 떠났다.

2. 바쁘고, 두 번이나 연기됐기에 여행준비를 전혀 못했다. 성수기인데 바로 전날 간신히 방을 잡았다.

3. 제주공항에 도착했는데 어디로 가야될지 모르겠다. 게스트하우스 픽업은 오후 4시부터. 일단 근처에 둘러볼 만한 곳을 찾아봤다. 버스타고 삼성혈로 갔다. 별로 볼 게 없다. 버스타고 오는 길에 본 관덕정으로 갔다. 볼 거 없어보여 입장도 안했다. 30분 정도 버스를 기다려 한라수목원까지 갔다. 버스로 한 시간 가량 걸린다. 입장료가 없어 얼쑤~ 했는데 별로 볼 게 없다.

4. 오후 5시. 게스트하우스에 갔다. 만석이다. 바베큐파티를 했다. 하루종일 토스트와 음료수로 때웠기에 배가 많이 고팠다. 양 많다고 하더니 많기는 개뿔… 게다가 상추도 깻잎도 시들시들. 그래도 같이 식사한 사람들 덕분에 기분좋게 먹었다.

5. 이튿날. 오늘은 흑돼지쇼를 보러 가기로했다.시외버스 터미널로 이동. 잘 모르면 모른다고 하던가. 터미널에서 잘못 알려준 덕분에 한참을 헤매다 결국 택시타고 휴애리자연휴양공원에 도착. 입장료가 비싸지만 만족스러웠다. 순식간에 끝나버린 흑돼지쇼도 괜찮았다. 아마 당근주면서 신기해하고 재밌어하는 어린아이들이 없었으면 정말 재미없었을 뻔 했다.

6. 비말칼국수를 먹으러 모슬포항으로 이동했다. 참 썰렁한 동네. 모슬포항은 꽤 유명한 항구아닌가? 아무튼 비말칼국수 먹으러 갔는데 1인분은 안된다고… 30분이나 걸린다고… ㅜㅜ 미안하다고 하시는데 별 수 있나. 다른 사람이 있었으면 같이 주문했을텐데 이미 온 두 팀은 잘 먹고 있었다. 뭐 이것만 음식인가? 모슬포항에서 실컷 사진찍고, 근처 게스트하우스로 이동.

7. 외부에서 볼 때는 전망도 좋고 건물도 멋진데, 내부는 그다지… 특히 남자 화장실은… 전체적으로 어수선하긴 하지만, 2층은 나름 괜찮은 분위기. 공용PC가 없다는 게 큰 에러. 경치만은 작년과 올해 다녀본 게스트 하우스중에 최고였다.

8. 다음날. 오늘은 어딜가지? 전혀 모르겠다. 일단 서귀포월드컵경기장까지 갔다. 가는 동안 돈내코코스로 등산이나 가기로 했다. 날씨가 개판이다. 전화해보니 다른 코스로 가거나 다음에 오라고 한다. 포기했다. 관광지도를 보니 중문관광단지에 여미지식물원이 있다. 버스타고 이동. 여미지식물원 가는 길에 초콜렛박물관이 있어 들렀다. 지하 1층에서 초콜렛 만드는 걸 해봤다. 11,000원. 비싸지만 재밌었다. 아주 이쁘게 잘 나왔다. 만족스럽다. ^^

9. 여미지식물원. 아주 맘에 든다. 아주 맘에 든다. 사람도 그다지 많지 않았고, 특히 제일 이쁜 정원인 이태리와 프랑스 정원쪽은 사람이 많지 않아서 더 좋았다. 이번 여행에서 많은 생각을 할 수 있도록 해준 공간이었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쓸쓸하려고 했는데 많이 회복. 원기충전.

10. 편의점에서 대충 배를 채우고, 근처 게스트하우스로 걸어갔다. 항공사진으로 보니 걸어가도 충분하다. 아주 잘 꾸며진 게스트하우스. 내부 시설도 만족스럽다.

11. 저녁부터 바람이 매우 거세다. 엄청나다. 이 와중에 가족단위로 온 손님들이 밖에서 바베큐파티를 한다. 저녁 8시. 도미토리 손님 남자 4이서 바베큐파티를 했다. 음식은 충분했다. 잘 먹었다. 하지만 내일 날씨가 걱정된다. 밤 9시 반쯤 되자 단체로 손님이 온다. 젠장. 편히 쉴려고 했는데… 단체면 옆에 콘도도 있는데… 하지만 좋은 분들이고 애들로 시끄러게 안해서 다행이었다.

12. 늦은 밤. 비바람이 거세다. 혹시 몰라 내일 모레표를 알아봤으나 이미 한 장도 남아있지 않은 상태.

13. 다음날. 육지로 가야할 날이다. 젠장. 엄청난 비바람이다. 꼼짝도 못하겠다. 자전거여행중인 20살 청년들은 길을 나섰다. 나도 11시 반쯤이 되어 게스트하우스를 나섰다. 일단 공항에 가봐야겠다. 중문관광단지에서 공항리무진을 타고 공항에 도착. 사람이 엄청나다. 길게 줄을 선 끝에 일단 내일 모레표를 예약해 두었다.

14. 급하게 시내 인근 게스트하우스에 방을 구했다. 정말 다행이었다. 엄청난 비 덕분에 잠깐 뛰었는데도 비를 엄청 맞았다. 후다닥 씻고 빨래를 했다.

15. 1층에서 티비보며 책도 읽고 여행정리로 하고 있었다. 한 아가씨가 맞은 편에 앉았다.컵라면을 내려놓는다. 혹시 먹는데 민망해할까봐 자리를 피해주려고 했다. 방울토마토가 보인다. 먹고 싶다.ㅜㅜ 어디서 샀냐고 물어봤더니 마트에 다녀왔다고… 아까 카운터에 물어보던 그 아가씨구나… 나더러 같이 먹으라고 하신다. ㅜㅜ 가…감사합니다…ㅜㅜ 게다가 얼굴도 이쁘고 목소리도 이쁘고 몸매도… 몸매는 자세히 안봤네… 하긴, 어떻게 자세히 봐… ㅋㅋㅋ 아무튼 김옥빈을 닮은, 게다가 좀 더 귀여운 25살 아가씨. 감사합니다 ㅜㅜ

16. 컵라면 먹고 입가심하시라고 작은 음료수를 사서 건냈다. 옆에 앉은 어떤 여자분에게도 음료수를 건냈다. 셋이 앉아있는데 두 명만 먹기가 뭐해서… 그래서 셋이 대화를 나눴다. 이쁜 아가씨는 혼자 왔고, 옆에 나보다 대여섯살 많아보이는 여자분은 동생과 함께 오셨다고… 이쁜 여자들이 의외로 혼자 많이 놀러댕기는 것 같다. 이쁜 걸 알기 때문일까? 아무튼 셋이 잠깐은 화기애애, 잠깐은 서먹서먹하면서 얘기나누다가 나이좀 있는 여자분의 동생이 왔다. 대전분이라고. 치킨을 좋아하는데 배가 고프다고 시켜먹잖다. 나도 치킨을 좋아하기에 냉큼 콜. BBQ에 전화를 했으나 배달을 못한다고… 다른 두 곳에 전화했으나 아예 영업을 안한다. 날씨가 워낙 안좋기에… 내가 사오기로 했다. 엄청난 비바람속에 치킨을 사왔다. 여자3, 남자1가 치킨 두 마리를 먹기는 무리였나? 거의 한 마리 가까이 남겼다. 아까웠지만 맛있게 먹었으니 됐다.

17. 11시 반까지 제주도 여행한 얘기, 여행할 얘기, 추천하는 곳, 게스트하우스 얘기 등으로 시간을 보내다 이만 방에 가기로 했다. 이쁜 아가씨와 단둘이 오붓하게 얘기를 나누고 싶었으나 난 그런 재주도(제주도? ㅋㅋ)없고, 그런 운도 없고, 그런 팔자도 없다.

18. 다음날. 5시에 일어나서 준비하고 제주공항에 도착하니… 전쟁이 났나? 개판이다. 특히 제주항공. 난리도 이런 난리가 없다. 어마어마하다. 나보다 몇 번 앞에 딸 2이 있는 가족이 있다. 딸들이 이쁘다. 특히 첫째딸. 난 동생인줄 알았는데 언니라네. 아무튼 이쁘다. 짜증나는 상황이지만 짜증도 안났고 맨날 티비에서만 보던 거라 신기하기도 하고, 재밌는 아저씨들 덕분에 웃으며 기다렸다.

19. 5시간동안 서서 대기표를 받았다. 338번. 오후 3시 반쯤에 오란다. 일단 배부터 채워야겠는데 공항안에서는 해결하기가 힘들다. 특히 나같은 홀로여행객은… 버스를 타고 시외버스터미널 근처에서 호박죽을 먹었다. 무슨 호박죽이 7,000원이나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잘 먹었다. 다시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이동. 아침보단 조금 줄었다. 그래봤자 여전히 개판 5분전. 조금 달라졌다면 여기저기 박스깔고 누운 사람이 꽤 있다는 거. 근데 제주공항은 여전히 대책이 없다. 부산항공이나 다른 저가항공사와 비교해도 일을 참 못한다. 몇몇 분들이 크게 항의하신다. 기운이 넘치는 한 아저씨는 기자를 불러오겠다고…

20. 특별기 한 대가 투입된단다. 대기번호 200번까지는 이거 타고 인천공항으로… 추가비용을 지불해야 한단다. 아무튼 그래서 150명 가량이 빠졌다. 내 앞으로 대기자가 아직도 100명 가까이 남았다.

21. 저녁 7시 45분에 다음 김포행 대기자를 발표하겠다고 한다. 일단 화장실가서 세수하고 양치하고. 7시 45분. 젠장. 비행기 연착됐다고 8시 5분쯤에 다시 오란다. 배가 너무 고프다. 롯데리아에 가서 불고기스페셜세트로 저녁을 때웠다. 8시 5분. 대기자를 발표한다. 나까지는 아직 멀었다. 8시 45분이 지나자 슬슬 희망이 보인다. 특히 아침부터 같이 얘기했던 39살의 누님이 9시 비행기 남은 거 30장 정도 된다는 얘기를 해주었다. 9시 1분. 드디어 338번이다! ㅜㅜ 얼른 게이트로 뛰어가란다. 아침부터 기다렸던 몇몇 분이 보인다. 이젠 진짜로 웃으며 얘기를 나눴다. 다시는 제주항공 이용 안할거라는 얘기와 함께…

22. 저가항공사는 혼자 기상상황이 좋은 상태에서는 저렴하게 이용하는 것도 괜찮지만, 이런 태풍이 예상되는 시기에는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 항공을 이용하는 것이 좋겠다. 특히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여행객들은.

23. 제주항공이 실망스러운 이유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혼란임에도 불구하고 손님들이 납득할만한 사후처리가 매우 미흡했다는 점이다. 바로 옆의 이스타항공같은 경우 직원이 직접 나와서 설명해주고 하는데, 제주공항은 들리지도 않는 목소리로 안에서 얘기만 하고, 적절한 대책도 없고, 직원마다 말도 다르고. 아무튼 저가항공사라서 문제라기 보다는 제주항공의 문제랄 수밖에…

24. 지지리 복도 없는 여행이 되었지만 느낀바가 많다. 특히 여행에 대한 마음가짐이랄까? 그래서 기분이 좋다. 공항에서 13시간 동안 서서 기다리면서도 화도 안나도 짜증도 안났던 건(저녁 7시가 넘어가자 좀 지치긴 했다) 아마 내 마음이 좀 더 여유로와지고 무언가 하나 깨달은 게 있어서 그런게 아닐까 싶다.

25. 그런 점에서 이번 제주 여행은 개판이기도 했지만, 앞으로 있을 내 모든 여행에서 즐거움을 찾아 느낄 수 있도록 해줄 수 있는 기회가 된 시간이기도 하다. 두 번 다신 하고 싶진 않은 경험이었지만 잘 마무리되어 만족한다. 끝~

(이쁜 여자를 많이 봐서 그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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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

  1. hoze 응답
    11/08/09

    김옥빈 닮은 그 처자의 전화번호라도 물어보지 그랬어요. 의사와 연락처를 한번에 알 수 있는 방법 …

    • 에드 응답
      11/08/12

      저한테 없는 재주입니다… ㅋ 여자문제는 인연에 맡기렵니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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