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타버전

Posted on 2014/10/20 | Category :생각하고 | 베타버전에 댓글 2개

올해 개인적으로 이런 저런 일이 있었다. 그리고 많은 생각이 바뀌었다. 바꿨다기 보다는 바뀌었다는 게 맞을 것이다.

우선, ‘여자’. 여자는 가까이 하지 말아야지 하고 살았는데, 이제 연애를 해보고 싶다. 내가 여자에 대한 마음을 열고 닫는 데 두 명의 여자가 있었다. 둘 다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었음에도 좋아했다. 신기하게도 두 여자는 많이 닮았다. 거의 20년의 시간이 지나 너무나 닮은 사람을 만났다. 첫 번째 여자를 좋아하고 닫은 마음을 두 번째 여자가 열어주었다. 이건 어디까지나 내 입장에서 얘기한거고, 두 여자는 각자 알아서 잘 살고 있을 것이다.

결혼. 불과 올해 초까지만 해도 ‘절대 결혼하지 않아야지’라는 생각이었다. 언젠간 바뀔 수도 있겠지 라는 생각은 해봤지만, 이렇게 훌러덩 사라질 줄은 몰랐다. 여러 사건이 있었는데, 위에서 언급한 여자 덕분이기도 하다. 아무튼 그래서 결혼에 대한 생각도 바뀌었다. 결혼하고 싶은 여자 만나면 해보고 싶다.

직장. 늦은 나이에 사회에 나왔다. 그리고 부모님께서 전세집을 마련해 주셔서 고생을 별로 하지 않았다. 그리고 맘 속에 늘 ‘여차하면 절에 들어가야지’라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에 편히 살려고 했다. 나는 내가 쿨하다고 생각했다. 주변에서도 그런 얘기를 많이 들었다. 그러나 부모님께 받은 전세자금이 없었다면 쿨할 수 있었을까? ‘서른 살이 심리학에게 묻다’라는 책에는 쿨하다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설명하고 있다. 쿨하기 위해서는 돈이 있어야 한다.

다른 사람들도 그러고 싶을 것이다. 회사에서 만나는 다양한 문제들로부터 쿨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나와 다른 점이 있었다. 나는 내 몸뚱아리만 챙기면 되었지만, 그들에게는 챙겨야할 가족들이 있다. 또 자기 몸뚱이 챙기는 것도 버거운 사람들도 있다. 나는 내가 개인주의자라고 생각했지만, 그들에게는 이기주의자로 보일 수 있었을 것이다. 한 회사의 구성원으로서 내 역할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가장 큰 변화는 가족에 대한 애정이다. 난 늘 우리 가족에게 신세를 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나만을 생각했다. 올초 힘든 시기가 있었는데, 별 탈 없이 보낼 수 있었다. 가족 덕분이다. 가족에게 고맙다는 것을 종종 느끼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 아마 내가 결혼에 대한 생각을 다시 하게 된 것도 이것이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요즘 어머니가 편찮으셔서 가족들이 걱정이 많다. 다행히 자식 셋이서 같이 보살펴 드릴 수 있어 다행이다. 내 가족에 대해 더 고맙고 애틋하게 생각한다.

하나의 인간으로 보면 나는 여전히 불안하다. 하지만 한 가족과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이제는 비로소 베타버전이 된 것 같다.

끝으로 또 하나의 변화가 있다면, 예전에는 힘든 일이 있을 때에 절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제는 정말 행복하거나 너무 슬플 때에 절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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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2

  1. Hoze 응답
    14/11/19

    결혼하시면 행복하게, 지혜롭게 사실 듯.

    • 에드 응답
      14/11/28

      제가 결혼까지 생각한 여자라면, 제가 왠만한 건 다 지고 살지 않을까 싶네요. 막상 매일 살아보면 어떨지 모르겠지만…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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