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과 자동차

Posted on 2015/04/16 | Category :생각하고 | 엔진과 자동차에 댓글 없음

며칠 전 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30대 초반까지는 자기만의 엔진을 만들어야한다고.

어떤 사람은 일찍부터 자기만의 엔진을 만든다. 번쩍번쩍 빛나는 멋진 엔진이다. 누구나 탐내는 엔진.

어떤 사람은 훌륭한 엔진은 아니지만 어쨋든 기능은 한다. 비록 자동차가 아니라 50cc 스쿠터에 쓰이는 엔진이더라도 굴러는 간다.

그러다가 보통 30대쯤 되면 짝을 만나 자동차를 굴린다. 대게는 엔진과 얼추 맞는 프레임을 구해서 꾸미기 마련이다. 그렇게 일단 만들어 놓으면 어떻게든 굴려가며 업그레이드한다.

어떤 사람은 엔진만 만든다. 멍하니 시간을 보내다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보니 아무 것도 만들어 놓은 것이 없음을 깨닫는다. 나만의 멋진 엔진을 만드리라 다짐했지만, 다짐에 그치고 말았다. 누구나 부러워 할만한 멋진 엔진을 만들지도, 그럭저럭 굴러가기라도 하는 엔진도 아닌, 그야말로 이도저도 아닌 엔진만 만지작 거린다.

굴러가지도 않는 멋진 엔진을 상상만 하다가 문득 옆을 보았다. 멋진 스포츠카는 나보다 늦게 출발했음에도 이미 저만치 앞서간다. 우습게 보였던 50cc 엔진은 그래도 부지런히 달려 역시 저만치 앞섰다. 심지어 자전거에 달린 엔진조차 소음을 내며 부지런히 굴러간다.

굴러가지 않는 엔진을 만들겠노라 다짐했지만, 저렇게 자동차를 꾸려 부지런히 달리는 모습을 보니 이제서야 부러움과 후회를 느낀다.

삶에 의욕이 생기면서 느끼는 부분이다. 의욕은 부러움과 후회를 낳는다.

그렇다.

Comments 0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