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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5/28 태엽감는 새 - 무라카미 하루키

비교적 읽어가기는 쉬웠다. 책 안표지에 간단한 인물소개가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소설 내에서 자세한 묘사가 있기 때문이다. 마치 영화를 보는 듯한 묘사. 머리에 장면을 떠올리기 위해 별다른 노력을 하지 않았음에도 장면이 떠올랐다.
1권, 2권을 읽어가면서 점점 스토리의 결말을 맞추기 위한 내 나름의 추리가 시작되었다. 스토리속에 숨겨진 어떤 의미나 복선을 찾기 위해 머릿속을 굴려봤다. 그러나 내 추리는 주인공 '오카다'의 서술에 묻혀지고 있었다.
그냥 오카다의 뒤에서 따라가면서 언뜻언뜻 앞을 바라보는.
차 세계대전의 만주국의 모습이 나온다. 중국과 러시아와 갈등을 빚고 있는 만주국의 설명과 관련해서는 작가에 대해 반감을 느낀다. 만주국이 대륙침략을 위한 유령정부라는 것을 숨기는 듯한 느낌이다. 책 속에는 분명히 유령정부라는 뉘앙스가 있긴 했지만 단 한줄뿐이다. 중국인들을 학대하고 살해하는 장면도 몇 번 있고 분명 잘못된 일이라는 이야기도 있긴 하지만, 그것이 중국인(조선인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에게 어떤 고통을 남겼는지, 도대체 일본이 왜 그렇게 지금까지 중국과 한국에게 욕을 먹고 있는지 무라카미 하루키는 잘 이해를 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자기네 나라가 원폭을 당해 히로시마가 사라졌다는 이야기는 무라카미 하루키가 아무래도 자기네 나라가 한 짓보다는 당한 것이 더 크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 않나 생각을 한다. 그런점에서 지난 번 이문열 작가와의 대담에서 무라카미 하루키가 자신의 의견을 숨기고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3권쯤엔 지루한 감이 있었다. 그러나 4권에서는 어떻게든 결말을 보고 싶었고, 오카다의 아내 '구미코'가 어떻게 되는지가 너무 궁금했기 때문에 책에서 손을 놓을 수가 없었다. 그리고 '가사하라 메이'라는 소녀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뭔가 다른 의미가 있지 않난 생각했는데, 끝까지 별다른 걸 얻어낼 수 없었다. 다만 가사하라 메이가 오카다에게 보낸 편지가 어디로 갔는지가 궁금하다.
책의 소개에는 암시나 상징 따위가 내재되어 있다고 하는데, '우물'외에는 별다른 상징을 찾을 만한 대상이 없었다. 제목의 태엽감는 새(원제는 '태엽감는 새 연대기')에서는 아무래도 숨겨진 의미를 찾을 수 없다. 독자로서 능력이 떨어지는 것일까?
읽고보니 대단하다는 생각은 안든다. 그래도 그의 다른 소설이 궁금하긴 하다. 아직 내가 발견하지 못한 무언가가 숨어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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