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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01 16:27

손님1 & 버스기사 & 손님2

방금 전에 버스타고 오다가 벌어진 일이다.
(사실 타려는 버스는 이 버스가 아니었는데, 이쁜 아가씨가 타길래 그냥 탔다...그렇다고 이 버스가 우리집을 안가는 건 아니었다. 가긴 가는데...ㅋㅋㅋ)

버스기사가 아줌마였다. 편하게 갈 거라는 생각과는 달리 일반 남성운전자와 별 다를 바 없었다.

어쨌든 버스를 타고 가다가 우회전을 했다.

그러자 햇빛이 버스 오른쪽으로 들어온다.

버스가 정류장에서 설 때쯤 오른쪽에 계신 아주머니가 일어났다.

그런데 버스가 급정거를 하면서 하마터면 다칠 뻔 했다. 운전석 근처의 봉을 잡고 멈추었다.

버스기사가 아줌마에게 화를 냈다.

버스기사: "아니 다치면 어떻할려고 그렇게 자리를 옮겨요."
아줌마: "저쪽에 햇빛때문에 눈부셔서요."
버스기사: "아니 그래도 그렇지 그냥 앉아 있어요."

뭐 이렇게 화를 낼 일인가 싶기도 했다...

아줌마: "아니 그게 무슨 큰 잘못이라고 뭐라고 해요."
버스기사: "잘못이죠. 어디 불안해서 운전 하겠어요?"

속으로 웃었다. 그렇게 불안하면 최소한 급정거, 급출발은 안해야 할 거 아닌가. 지금까지 급정거, 급출발하면서 운전했으면서... 사실 이번 것도 급정거 안하면 아줌마가 그렇게 가속받아 앞으로 뛰쳐나갈 일은 없었을 것이다.

아줌마: "그게 무슨 잘못이에요. 버스타고 자리도 못옮겨요."
버스기사: "불안해서 운전을 못하잖아요. 사고나면 아줌마가 책임 질 거에요."

그러나 난데없이 뒤에 앉은 아저씨가 큰 소리로 아줌마에게 뭐라고 한다.
아저씨: "아줌마, 사고나면 다 기사양반이 뒤집어 써요. 아줌마가 어떻게 책임질라고 그래요! 뭘 알고 얘길해야지. 얼른 사과하세요!"

음...이 아저씨는 전직 버스기사였나...? 너무나 과한 반응이었다. 버스기사하시다가 비슷한 일을 당하셨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이번 경우는...
손님이 앉은 자리가 불편하면 옮길 수도 있는 거 아닌가. 게다가 아줌마는 버스가 달릴 때는 앉아있다가 버스 정류장에 다 왔을 때쯤 일어나 옮기신 것이다. 나름 안전하게 하신다고 한 거다.

문제는 버스기사분이 급정거를 한 것이지, 아줌마가 자리옮긴 게 아니다.

이 아줌마가 버스를 10분을 더 타고 갈 지, 50분을 더 타고갈 지 모르겠지만 눈부신 상태에서 계속 갈 수도 없는 것 아니겠는가.

나도 어지간하면 참고 그냥 가는 편이지만, 그렇다고 자리 옮긴 게 사람들 다 있는데서 버스기사한테 욕먹을 짓도 아니지 않은가!

그렇게 손님이 걱정되면 적어도 급정거, 급출발만은 하지 않으면 될 것을... 버스에도 버젓이 붙어있더만.

"우리는 급정거, 급출발을 하지 않습니다."

버스를 애용하는 내가 보기에 중간에 끼어드는 자가용, 느닷없이 손님태운다고 끼어드는 택시, 답답하게 운전하는 운전자들 때문에 버스운행하기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이해한다. 그러나 이 구간은 도로정리가 잘 돼있고 주정차 차량이 전혀 없는 곳이다. 게다가 낮시간이라 차도 막히지 않아서 버스시간도 충분히 맞출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릴 때는 막 달리다가 급정거, 급출발을 일삼는 버스기사들이 대부분이다.

버스요금은 팍팍 오르는데 시민들이 도저히 이쁘게 봐줄 수 없는 게 바로 이런 부분이다. 요금은 요금대로 올라가지만 서비스는 그대로라는 것. 적어도 준공영제라면 그 정도의 서비스를 해줘야 하는 거 아닌가?

시민들이 많은 걸 바라는 게 아니다. 친절하게 하는데 기름값이 더 드나, 담배값이 더 나가나.

종종 내릴 때 인사까지 해주시는 친절한 기사님들을 보면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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