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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09/10 한글의 진가를 몸소 체험하고 싶은가? (2)
한글의 우수함을 몸소 체험했다.
교양으로 논문작성법을 듣고있었다.
첫날 과제는...중간고사보기 전까지 교재 맨 뒤에 있는 한자를 모두 써오라는 것.
한쪽에만 11자쯤 있었고, 그것을 각각 10번씩 쓰게끔 표형식으로 되어있었다.
정확한 장수는 기억안나는데 계산해보니 1만 1천자가 조금 넘는다.
물론 교수님께서는 강의 첫 날 이러한 과제에 대해 말씀해 주셨지만 다들 초등학교 때 경험하지 않던가.
방학숙제는 개학 3일전부터 하는 거라는걸. ㅎ; 게다가 나는 한문과목을 끔찍히도 싫어한다. 중학교에서 제일 잘 받은 한문점수가 70점으로 기억하는데, 대부분은 40~50점이다. 고등학교에선 조금 나아져서 보통 60점 이상은 받았다. 그렇게 미루고 미루던 과제는 어느덧 제출을 1주일 앞두고 있었다.
이제 시간이 얼마 없음을 알고 있는데도 왜 그렇게 하기가 싫었을까...
1주일전부터 슬슬 하고 있긴 했지만 기껏 하루에 한두장 정도...
결국 주말을 포함 3일전이 되었다.(수업이 월요일이다.)
이 때부터 급하게 써내려 그리기 시작하는데...
한자어 빽빽이 1장만 하면 한글이 얼마나 소중한지 몸소 깨달을 수 있다. 변호사할 때의 변을 어떻게 쓰는줄 아는가?
바로 이렇게 쓴다.
辯
저런걸 각 10번씩 그리는 것이다!!!
그러나 저건 '애교'다.
판단의 단은 어떻게 쓰는 줄 아는가?
斷
이렇게 쓴다! 저걸 또 각 10번씩 그리는 것이다!
이 외에도 많다. 기억나는 것으로는
觀, 禮...
한 일(一)자도 있고 날 일(日)자도 있지만 저런 획수많은 글자보단 훨씬 적은 편이다.
게다가 저런 모양은 한눈에 들어오기 때문에 그나마 낫다고 할 수 있다.
도대체가 어떻게 생겨먹은지 알 수 없게 생긴 한자들도 수두룩하다. 일단 생겨먹은 것도 그렇거니와(이건 익숙하지 않은 것일수도...) 딱 봐도 많아보이는 획수.
저렇게 생겨먹은 것들을 1만 1천자가 조금 넘게 썼다.
한글이었다면 어땠을까? 지금 쓰고 있는 글 중에서 가장 획수가 많은 것을 골라보면...'싫'자가 좀 많아 보인다. '싫'자의 경우 9획이다. 그러나 저 위에 큼지막하게 쓴 한자어를 보라. 게다가 한자에선 저게 그렇게 많은 획수도 아니라는 것이다. 이거 정말 사람 미치는 거다.
결국 끝으로 갈 수록 획끝이 죽어있고, 슬슬 능구렁이 넘어가든 대충 써서 제출했다.
나는 이렇게 해서...작년 가을...
한글의 우수성을 몸소 느꼈다.
ps)물론 논문작성법에 있어 '한자어'사용이 유용할 수도 있겠지만, 논문작성방법과 한자어 사용은 별 관계가 없다. 한자어 잘 한다고 논문을 잘 쓸 수있는게 아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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